티스토리 뷰

 

OTT(Over-The-Top) 플랫폼이 영화 산업을 변화시키면서 넷플릭스는 전통적인 극장 개봉 방식을 벗어나 독자적인 배급 전략을 구축했다. 과거에는 영화가 극장에서 먼저 개봉된 후 일정 기간이 지나야 온라인이나 TV에서 볼 수 있었지만, 넷플릭스는 제작한 영화를 극장이 아닌 자사 플랫폼에서 바로 공개하는 방식을 선택했다. 이로 인해 일부 영화 팬들과 극장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왜 넷플릭스 영화는 극장에서 개봉하지 않을까?”라는 의문이 제기되었다.

 

넷플릭스가 극장 개봉을 꺼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 배경과 전략을 살펴보자.

 

1. 독점 콘텐츠 전략

 

넷플릭스의 핵심 수익 모델은 구독제다. 기존의 영화 배급 시스템과 다르게 넷플릭스는 극장 티켓 판매로 수익을 내는 것이 아니라, 자사의 독점 콘텐츠를 제공함으로써 가입자를 유치하고 유지하는 것이 목표다. 만약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가 극장에서 먼저 개봉된다면, 관객들은 굳이 넷플릭스에 가입하지 않아도 영화를 볼 수 있다. 이렇게 되면 넷플릭스의 가장 중요한 차별점인 "오직 넷플릭스에서만 볼 수 있는 콘텐츠"라는 장점이 희석될 위험이 있다.

 

또한, 넷플릭스가 자체적으로 제작하거나 투자한 영화는 대부분 거액이 투입된 블록버스터급보다는 실험적인 영화, 장르 영화, 또는 다큐멘터리 같은 작품이 많다. 이런 영화들은 극장에서 개봉해도 흥행이 불확실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넷플릭스는 자체 플랫폼을 통해 안정적으로 배급하는 방식을 선호한다.

 

2. 극장 체인의 상영 규정과 갈등

 

대형 영화관 체인들은 보통 영화가 극장에서 개봉된 후 최소 45~90일 동안은 스트리밍 서비스에서 볼 수 없도록 하는 극장 독점 상영 기간(theatrical window)”을 요구한다. 이는 극장에서 최대한 많은 수익을 올린 후, 일정 시간이 지난 뒤에야 온라인 플랫폼에서 제공할 수 있도록 하는 전통적인 배급 방식이다.

하지만 넷플릭스는 이런 배급 방식에 동의하지 않는다. 넷플릭스가 원하는 것은 영화가 개봉되자마자 전 세계 어디서든 바로 스트리밍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이 때문에 극장 체인과의 협상이 어려워지고, 결과적으로 넷플릭스 영화가 극장에서 개봉되기 어려운 환경이 만들어진다.

 

일부 넷플릭스 영화(: 아이리시맨, 로마, 기묘한 이야기: 더 무비)는 제한적으로 극장에서 개봉된 적이 있지만, 이는 대부분 영화제 출품을 위한 것이었으며, 일반적인 대규모 극장 배급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3. 극장 수익보다 구독 유지가 더 중요

 

넷플릭스가 영화 한 편을 극장에서 개봉한다고 해서 티켓 판매 수익이 넷플릭스의 전체 수익 구조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 극장에서 티켓을 판매해 얻을 수 있는 수익보다, 영화를 독점적으로 제공하여 구독자를 유지하고 신규 가입자를 유치하는 것이 더 큰 이익이 된다.

예를 들어, 넷플릭스가 1억 달러를 들여 만든 영화가 극장에서 3억 달러를 벌어들이더라도, 영화가 극장에 먼저 공개됨으로 인해 넷플릭스 구독자가 감소한다면 장기적으로는 손해가 될 수 있다. 구독자가 줄어들면 넷플릭스의 핵심 사업 모델이 흔들릴 수 있기 때문에, 극장 수익보다 구독 유지가 더 중요한 전략적 선택이 된다.

 

4. 넷플릭스 영화의 글로벌 동시 공개 전략

 

넷플릭스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는 "글로벌 동시 공개". 넷플릭스는 자사의 플랫폼을 통해 영화가 공개되면 전 세계 어디서나 동시에 감상할 수 있도록 한다. 반면, 극장 개봉 방식은 국가별로 일정이 다르고, 지역별로 개봉이 지연될 수도 있다.

넷플릭스는 자사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모든 나라에서 동시에 영화가 공개되도록 하고, 이를 통해 입소문 마케팅과 소셜미디어 바이럴 효과를 극대화한다. 극장 개봉을 하게 되면 이러한 글로벌 동시 공개 전략이 어려워지므로, 넷플릭스는 극장 개봉보다는 자체 플랫폼에서 직접 배급하는 방식을 선호한다.

 

5. 영화제 출품과 상업적 흥행의 균형

 

넷플릭스가 제작한 영화 중 일부는 권위 있는 영화제에서 상영되기 위해 제한적으로 극장 개봉을 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알폰소 쿠아론 감독의 로마(2018)와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의 아이리시맨(2019)은 아카데미 시상식 후보에 오르기 위해 제한적인 극장 상영을 진행했다.

하지만 전통적인 극장 체인들은 이러한 방식에 불만을 제기하며 넷플릭스 영화의 상영을 거부하는 경우가 많았다. 결국 넷플릭스는 영화제 출품을 위한 제한적 개봉 외에는 대부분의 영화를 극장이 아닌 자사 플랫폼에서만 공개하는 방향으로 운영하고 있다.

 

 

넷플릭스는 극장이 아닌 스트리밍을 선택한다

 

넷플릭스가 극장에서 영화를 개봉하지 않는 이유는 단순히 "극장보다 스트리밍이 편해서"가 아니다. 넷플릭스는 구독자 유지를 최우선으로 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가지고 있으며, 극장 체인과의 갈등, 독점 콘텐츠 전략, 글로벌 동시 공개 정책 등 다양한 이유로 인해 극장 개봉을 적극적으로 추진하지 않는다.

하지만 넷플릭스도 필요에 따라 제한적인 극장 개봉을 시도하고 있으며, 앞으로 업계 환경이 변화한다면 특정 영화에 한해 극장 개봉을 고려할 가능성도 있다. 다만, 넷플릭스의 핵심 전략이 구독 유지에 있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극장보다는 스트리밍 중심의 배급 방식이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